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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 전망 심층 분석

by 주식혁명가 2025. 3. 7.

개요: 성장하는 2차전지 소재 시장

전기차(EV) 보급 확대로 2차전지(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핵심 소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까지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중요성이 특히 큽니다.

 

한국의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정부도 대규모 지원책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요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EcoPro BM),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L&F) 등은 기술력과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고 있으며,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해서도 장밋빛 예측이 나옵니다.

 

아래에서는 각 기업의 제품과 강점, 경쟁력, 고객 및 협력 관계, 정부 정책 영향, 그리고 향후 시장 전망을 종합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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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세계 1위 양극재 기업의 질주

에코프로비엠(EcoPro BM)은 에코프로 그룹 산하의 양극재 전문 기업으로, NCA와 NCM 등 하이니켈 계열 양극재를 주력 생산합니다. 기술적으로 고난도인 삼원계 양극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SNE리서치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삼원계(NCM) 양극재 시장 출하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에코프로비엠이 높은 니켈 함량의 양극 소재 제조 기술에서 선도적임을 의미합니다. 저가 위주의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시장은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에코프로비엠이 주력하는 NCM 양극재는 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로서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두드러집니다.

 

에코프로비엠은 폭발적 수요에 대응해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간 19만 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71만 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총 7조원이 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했습니다. 다만 최근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투자 일정이 조정되어, 71만 톤 달성 목표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약 3년 늦춰 2030년경으로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증설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고성장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에서 경북 포항에 여러 양극재 캠퍼스를 구축했으며, 해외로도 진출해 헝가리 Debrecen에 국내 최초의 유럽 현지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이 유럽 공장은 연 10만8천 톤 규모로 삼성SDI 헝가리 배터리 공장 등에 공급할 예정이며, 에코프로비엠은 이를 위해 2022년 말 삼성SDI와 44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NCA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해서도 캐나다 배터리소재 기업을 인수하는 등 거점을 마련하여, 향후 미국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협업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로는 삼성SDI, SK온, 그리고 일본의 TMM 등이 있습니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100조원, 290조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배터리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주문의 상당 부분에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가 채택되어 있어 향후 실적 성장의 기반이 탄탄합니다. SK온과의 협력으로 에코프로비엠 양극재가 SK온 배터리에 다량 적용되고 있고, 삼성SDI와는 앞서 언급한 초대형 계약으로 관계를 공고히 했습니다.

 

공급망 측면의 강점도 눈에 띄는데, 에코프로 그룹은 자체적으로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리튬을 정제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폐배터리 재활용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 등 계열사를 보유하여 원재료부터 전구체-양극재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를 통해 원료 조달 경쟁력이 높아 글로벌 원자재 수급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가격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에코프로비엠은 차세대 소재 R&D에도 적극적이며, 황화물계 전고체 전해질과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양극재 개발 등으로 미래 기술 선점도 노리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정도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주가는 올초 대비 3배 가까이 급등했고, 시총이 27조 원을 넘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을 추월했습니다. 이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높은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팽창에 힘입어 에코프로비엠은 향후에도 글로벌 양극재 최강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할 전망입니다.

 

 

 

포스코퓨처엠: 종합 소재 기업의 약진

포스코퓨처엠(Posco Future M)은 기존의 포스코케미칼이 2023년 사명을 바꾸며 미래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으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 이차전지 소재 업체입니다. 철강업으로부터 축적된 소재 기술과 모기업 포스코의 자원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핵심 소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제품은 주로 하이니켈 기반의 NCM 및 NCMA였으나, 최근 삼성SDI로부터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10년간 공급하는 40조원 규모의 초대형 수주에 성공하면서 NCA 생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되며, 포스코퓨처엠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국내 양극재 업계 사상 최대의 단일 계약으로 평가됩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사실상 전량 공급해오던 포스코퓨처엠이 처음으로 삼성SDI를 고객사로 확보한 의미 있는 진전이었습니다. 이로써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중 두 곳에 양극재를 공급하게 되었고, 고객 기반이 한층 다변화되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의 공격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GM과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울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2023~2025년 총 13.7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어 북미시장에 진출했고, 캐나다 퀘벡에 GM과 합작으로 양극재 공장(Ultium CAM)을 건설하여 북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완성차인 포드에 대해서도 수십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극재 부문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천연흑연 음극재 생산능력을 확충하여,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 배터리사에 음극재를 공급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포스코 그룹이 호주, 아르헨티나 등에서 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 자원 확보에 적극적인 만큼, 이러한 원료-소재-부품의 밸류체인을 포스코퓨처엠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향후 성장 수요에 대비해 생산능력 증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남 광양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양극재 공장을 완공하여 국내 기반을 강화했고, 경북 포항에도 6만 톤 규모의 하이니켈 NCMA 양극재 공장 신설 투자를 결정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약 10만 톤 수준인 양극재 연산능력을 2030년 61만 톤까지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으며, 음극재도 같은 기간 17만 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증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올해에만 6,000억 원대의 설비투자를 발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는 기존 강점인 NCMA 양극재에 더해 앞서 삼성SDI 수주로 확보한 NCA 기술 역량을 축적함으로써, 하이니켈 전 분야에 걸친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양한 배터리 제조사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 그룹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활용해 전고체배터리용 소재 연구,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요 협력 및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Ultium Cells)을 비롯해 삼성SDI까지 포괄하며, 향후 해외 완성차 업체들과의 직접 협업도 모색 중입니다. 특히 삼성SDI 하이니켈 NCA 공급 계약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차원에서도 주목받는데, 북미산 소재 비중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삼성SDI가 포스코퓨처엠과 손잡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의 배터리 산업 지원과 더불어 포스코퓨처엠은 이러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글로벌 톱티어 소재 회사로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양극재 출하량 기준으로는 중국계(LFP 포함) 기업들에 밀려 2023년에는 글로벌 순위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나, 잇따른 수주로 시장 점유율 확대 여지는 충분합니다. 향후 수주한 물량이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포스코퓨처엠의 실적과 위상은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엘앤에프: 초고니켈 기술력과 공급처 다변화

엘앤에프(L&F)는 양극재 전문 기업으로서 업계 최고 수준의 니켈 함량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엘앤에프는 일찍이 니켈 90% 이상의 초고니켈 양극재를 양산하여 *“니켈 함유 90% 이상 양극재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최근에는 단결정 형태의 니켈 95% 양극재까지 개발하여 전기차용 배터리 성능 향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니켈 비중이 높은 양극재는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유리하지만 제조 난도가 높아, 엘앤에프의 이러한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입증된 셈입니다. 실제로 엘앤에프는 2024년 테슬라의 신규 전기차 모델(사이버트럭의 4680 배터리, 모델Y 개량형 2170 배터리)에 니켈 95% 단결정 양극재를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이 양극재가 탑재된 배터리는 기존 대비 25% 이상 향상된 800km 수준의 주행거리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엘앤에프 제품의 우수한 성능을 방증하는 사례입니다.

 

사업 전략 측면에서, 엘앤에프는 최근까지 매출의 상당 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의존해 왔으나 공급처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대규모 수주 소식을 연이어 전하며, 2024년 상반기 기준 총 22조 원 어치의 양극재를 수주해 **사상 최대 수주잔고(약 16.9조 원)**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미국 테슬라와의 직접 계약으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3조8천억 원(약 29억 달러)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계약 소식으로 엘앤에프는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단일 전기차 업체와의 직접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SK온, 북유럽 배터리사 노스볼트 등과도 새로운 공급 계약을 맺으며 고객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고,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편중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엘앤에프의 최수안 대표는 이러한 해외 고객 다각화 전략으로 실적 반등과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으며, 회사도 적극적인 증설 투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생산능력 확대 목표를 상향 조정하여, 기존 2024년 22만 톤 수준을 2026년 43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재 대구 구지 제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고, 향후 주력 고객사들이 위치한 미국과 유럽 현지에도 공장 신설을 추진하여 글로벌 공급 체계를 갖출 예정입니다. 국내에서는 약 28~30만 톤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나머지 증설은 해외에서 수행함으로써 테슬라나 노스볼트 등지에 가까운 곳에서 공급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설비 투자와 글로벌 진출은 미국 IRA나 EU의 공급망 규제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고객서비스를 제고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경쟁력 측면에서, 엘앤에프는 앞서 언급한 초고니켈 기술이 가장 큰 강점이며, 이를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지위도 상승하고 있는데, 2023년 기준 삼원계 양극재 출하량 세계 4위를 차지하며 톱5에 진입했습니다.

 

R&D 측면에서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소재 혁신(예: 단결정 양극재로 수명 및 안정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고, 대덕연구단지에 연구센터를 두는 등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때 고정비 증가와 LG향 공급물량 조정 등으로 2023년 수익성이 악화되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신규 수주 물량이 본격화되는 2024년부터는 다시 흑자 전환이 기대됩니다.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테슬라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추가로 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공급망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도 미국 등에의 추가 수주 여력이 충분하고 현 주가가 성장성 대비 저평가되었다는 증권가 평가도 있습니다. 따라서 엘앤에프는 특화된 기술력을 무기로 고성능 전기차용 소재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높여갈 전망입니다.

 

기타 주요 소재 기업 동향

위에 언급한 3대 기업 외에도 국내에는 코스모신소재, LG화학, 일진머티리얼즈 등 다양한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코스모신소재는 비교적 후발주자이지만 빠르게 성장 중인 양극재 업체로, NCM 양극활물질을 주력 생산하며 폐배터리 리사이클 및 전구체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소형전지용 LCO 양극재 경험을 바탕으로 중대형 NCM 시장에 진출한 코스모신소재는 2024년 초 충북 충주에 신공장을 가동하여 총 연 1만8천 톤→향후 3만 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늘렸고, 2024년 말까지 10만 톤 설비 확보를 목표로 증설 일정을 6개월 이상 앞당길 만큼 수주 증가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LG화학과 3,621억 원 규모의 NCMA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전년도 매출의 57% 규모) LG 에너지솔루션의 EV 배터리에 소재를 납품하고 있고, 삼성SDI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를 공급하는 등 국내 배터리사와 고르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결정 양극재 기술을 개발하여 2024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단결정 양극재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어 기술적 잠재력이 높습니다. 코스모신소재는 규모 면에서 아직 Top 티어 기업들에 못 미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양극재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이후에도 배터리 소재 사업을 자체 육성하고 있는 거대 플레이어입니다. LG화학은 청주 공장 등을 통해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여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해왔으며, 벨기에 유미코어(Umicore) 등과 합작으로 전구체 생산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 중입니다.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LG화학은 세계 양극재 출하량 4위에 오르며 선전했고, 4대 핵심소재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LG화학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에 이르는 글로벌 4각 생산체계를 구축해 2028년 양극재 42만 톤 생산목표를 발표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간 기업들의 역량 강화와 더불어, 분리막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전해액의 엔켐·솔브레인, 동박의 일진머티리얼즈 등 다양한 국내 소재업체들이 배터리 생태계 전반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2차전지 산업이 셀 제조사부터 소재 밸류체인까지 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경쟁 구도와 한국 기업의 위상

전 세계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양극재의 경우, 앞서 언급했듯이 기술 집약적인 삼원계(NCM/NCA)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저가 대량생산형 LFP 분야는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양상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글로벌 양극재 출하량을 보면 LFP 계열이 약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 부분의 1~3위는 모두 중국 회사들이 가져갔습니다.

 

그러나 삼원계 양극재만 놓고 보면 1위 에코프로비엠(12만 톤), 4위 엘앤에프(8.6만 톤) 등 한국 업체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고, 2위는 중국 롱바이(10만 톤 내외), 3위는 중국 B&M, 5위는 LG화학으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즉, 한국의 전문 업체들이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여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중국 업체들도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의 경우 UMICORE(벨기에) 등이 전통 강자로 있었으나 한국 기업들의 약진으로 순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배터리 제조 3사와의 견고한 연계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배터리 셀 제조사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세계 시장점유율 1~3위를 차지할 만큼 강세인 만큼, 이들에게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소재 업체들도 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확보합니다. 예컨대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모두에 직간접적으로 양극재를 공급하거나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포스코퓨처엠은 LG와 삼성 양쪽에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산업 클러스터 효과는 품질 관리와 기술 협업 측면에서 시너지를 내며,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제고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소재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별법 지원, 세제 혜택 등을 받아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를 확충해왔습니다. 그 결과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포스코퓨처엠 등), 분리막(SKIET 등), 전해액(엔켐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상위권 업체를 배출하며 전반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변수는 기술 트렌드의 변화입니다. 최근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긴 LFP 배터리가 확대되고 있는데, LFP는 특허 만료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저비용 생산이 이루어져 한국 업체들이 아직 본격 진출하지 않은 영역입니다. LFP 양극재에 대해서도 일부 국내 기업들이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한국 양극재 업체들은 주로 하이니켈 전략에 집중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배터리 수요가 다변화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LFP나 망간 기반 저니켈 양극재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전고체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로의 전환이 서서히 진행되면, 지금의 양극재 스펙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에 대비해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등은 벌써부터 단결정 양극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등을 연구하며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결국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우위를 지키려면, 현재의 하이니켈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 트렌드에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 정책 및 지원 영향

한국 정부는 2차전지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2023년 발표된 '2차전지 전주기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38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이 배터리 핵심 광물·소재·완제품 분야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광산 개발부터 소재 생산, 셀 제조, 재활용에 이르는 전주기(value chain)에 걸쳐 기업들을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IRA 대응을 위해 북미 지역에 설비투자를 할 경우 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보험료 인하 등의 금융 우대조치를 제공하여 우리 소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합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이 헝가리 공장 건설자금을 한국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지원받는 등 이러한 정책금융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2차전지 분야 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인력 양성, 규제 완화 등의 조치를 추진 중이며, 2024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 사업에도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차전지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도록 정부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언급하며 민관합동으로 2030년까지 20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천명하기도 했습니다.

 

세제 지원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5대 첨단전략산업(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AI·바이오)에 대해 향후 3년간 150조원+a의 투자 지원 방안이 마련되었고, 2차전지 관련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2차전지 기업이 국내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할 경우 최대 15% 이상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연구인력 인건비 지원, 인허가 간소화 등의 혜택도 주어집니다. 지역균형 발전과 연계하여 배터리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 중인데, 충북 오창, 경북 포항 등지에 소재 기업과 셀 기업이 집적된 특화단지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 보조금 정책도 간접적이지만 배터리 수요를 촉진시켜 소재 산업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환경규제와 표준화 측面对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배터리 재활용 의무화, 폐배터리 회수 시스템 구축 등 친환경 정책은 코발트·니켈 등의 안정적 회수와 재활용 기술 개발을 자극하여 소재 기업들의 원재료 확보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는 공급망 실사법, 원자재 차별화 관세 등에 정부가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접근을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미국의 비우호국산 광물 요건(Feeding EV battery production에 중국산 소재 제한)에 대응해 정부가 미국, 캐나다와 핵심광물 협력을 강화한 것이 국내 소재사들의 IRA 요건 충족을 간접 지원하는 사례입니다.

 

전반적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국내 소재 기업들의 투자 안전판과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책자금이 일부 대기업에 쏠리지 않고 중소형 소재·부품 기업까지 폭넓게 지원되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소재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돕는 상생 협력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향후 수년간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와 공급망 주도권 강화를 도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향후 전망: 고성장 지속과 도전 과제

전망적으로, 이차전지 소재 시장의 고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시장 규모가 2022년 약 70조 원에서 2025년 121조 원, 2030년에는 19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중에서도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양극재가 소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여 중요도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GWh 기준)는 2023년 687GWh에서 2035년 5.3TWh로 약 8배에 달하는 증가가 예상되며, 금액으로는 2023년 1,210억 달러에서 2035년 6,16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소재 업체들은 앞서 살펴본 대로 2025~2030년에 걸쳐 생산능력을 수 배 이상으로 늘리는 대규모 투자 사이클에 들어섰습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LG화학 등은 모두 2025년 이후 수백킬로톤(kt) 규모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2025년경에는 이들 국내 톱4 업체가 전 세계 양극재 수요의 25% 이상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는 한국이 배터리 소재 공급망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미빛 성장세 이면에는 몇 가지 도전 과제도 존재합니다. 첫째, 글로벌 공급과잉 및 경쟁 심화 가능성입니다. 각국의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앞다투어 증설을 하고 있어, 2030년경 일부 소재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칠 수 있어, 단가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기술 격차를 벌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생산 효율 향상으로 원가 절감을 함께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원자재 수급 리스크입니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서, 원료 확보가 곧 소재 기업의 생존과 직결됩니다. 다행히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전구체 내재화, 리튬 개발 참여, 재활용 등으로 리스크 완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해외 자원 확보 외교리사이클링 기술 투자가 계속 중요해질 것입니다. 셋째, 기술 혁신 대응입니다. 전고체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음극재, 전해질 부문에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양극재 역시 리튬금속 양극 등 새로운 기술이 부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하여 다음 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까지 선점해야만 성장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대학·출연연과의 협력, 스타트업 투자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전망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탄소중립 기조 아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배터리 수요는 10년 이상 고성장 곡선을 그릴 것입니다. 한국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과 신뢰도를 인정받았고, 주요 배터리/자동차 기업들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도 뒷받침되고 있어 사업 환경 역시 우호적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안할 때,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향후에도 높은 성장세와 시장 지배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리스크 관리와 전략적 대응이 동반되어야 하며, 특히 글로벌 시장 다변화와 지속적인 혁신이 중요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강화한다면, 미래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 압도적 1등 지위를 확보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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